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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투자 고수 `와타나베 부인` 지켜봤더니...

성공예감 0 229 2018.12.03 17:55

IM투자證 FX마진연구소 소장, 일본 투자풍경 소개
주부들끼리 거시·환율 담소.."韓도 분위기 형성 중요"

"영국 경제가 좋아지면서 파운드화가 강세로 갈 것으로 보고 포지션을 잡았어요" "그래요? 올해 새로 온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 취임이 파운드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세요?"

 

글로벌 경제와 환율에 대한 이야기가 바삐 오가는 곳은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아니다. 카페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는 일본 와타나베 부인들의 얘기다.

 

와타나베 부인은 일본의 외환투자자들을 지칭한다. 와타나베는 한국으로 치면 김씨나 이씨처럼 일본에서 가장 흔한 성씨다. 그만큼 많은 일본 주부들이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일본 외환투자자들을 지칭하는 용어가 됐다. 캐리 트레이드가 유행을 타자 한국에서도 꽤 익숙한 단어가 됐다.

 

정작 진짜 와타나베 부인인 일본의 주부 투자자들이 어떻게 투자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일본에서 20년간 FX업무를 해온 조태형 아이엠투자증권 FX마진연구소 소장이 전하는 와타나베 부인들의 투자 풍경은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든다.

 

소위 한국의 주식 고수들처럼 일본에는 와타나베 부인 고수들이 즐비하다. 각종 저술과 강연 활동을 하는 인기 강사도 있다. 이런 와타나베 부인들은 한국의 전업주부와 크게 다르진 않다.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를 학교에 보낸 후 집안일을 하지만 짬짬이 FX마진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거래에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나름 세계 경제와 환율을 공부하고 스스로 흐름을 예측해 투자에 나서는 것이 일상이다.

 

한국에도 이런 전업 투자자들이 있지만 유독 일본은 FX마진에 집중돼 있고 주부들의 활동이 상당히 활발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특히 와타나베 부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투자 소모임을 갖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FX마진 시장 변수에 대해 꿰뚫고 있다는 것이 한국과 대비되는 풍경이라고 조 소장은 설명했다.

 

▲ 아이엠투자증권 FX마진연구소 조태형 소장

 

 

한국에서 FX마진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많이 생소하다. FX마진이란 용어부터 딱딱해 보이는데다 각국 통화를 거래하는 것이 주식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막연한 두려움도 든다. 실제로 일본의 FX마진 계좌는 600만계좌에 달하지만 한국은 1000계좌에 불과할 정도다.

 

일본은 1998년부터 개인 투자자의 FX 거래가 가능했다. 한동안 규제가 없으면서 무분별하게 시장이 형성되기도 했지만 2000년대 들어 거래환경이 정비됐고 거래량도 계속 늘고 있다. 반면 한국은 2005년 선물거래법 시행 후 개인투자자의 FX 시장이 열렸고, 2009년 2월에서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증권사들의 시장 참여가 가능해졌다.

 

한국 역시 FX마진 거래가 반짝 증가한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유행처럼 거래가 붙었다가 2011년을 고점으로 차츰 줄어들고 있다. FX마진거래는 언뜻 조지 소로스의 파운드화 폭락 베팅 등의 일화를 떠올리면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게다가 기관 투자가들도 방향을 맞추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이 무모하게 뛰어들 경우 돈을 벌기보다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조 소장 역시 일본 투자자들은 안정 지향적인 반면 한국 투자자들은 투기적인 성향이 상대적으로 더 크기 때문에 레버리지 상한은 일본이 더 높은데도 한국인들이 레버리지를 더 높게 가져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길게 본다면, 상대적으로 금융지식도 높고 정보기술 인프라(IT)도 세계 최고인 한국이 급성장할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또 환율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24시간 내내 거래되기 때문에 유동성이 풍부하고 주식과 같은 내부거래 가능성 또한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단순히 FX마진 거래를 권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와 환율 공부를 해 가면서 투자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며 "일본 주부들 사이에서는 이미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이 돼 있고 수억원을 벌어들이는 투자자가 나오는 것을 보면 한국의 현실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거시나 차트분석 없이 막연히 환율 방향에 베팅하다 잃게 되면 아무 것도 남는 게 없지만 본인이 방향을 해석하고 판단해 투자했다면 돈을 잃더라도 다음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FX마진이 급속히 퍼진데는 저금리 영향이 컸다. 한국 역시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가 여의치 않아지고 저금리 확산으로 새로운 투자처가 필요해진 만큼 FX투자도 그 대안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나 일본 엔화가치 급락에 따른 원화 강세 등으로 환율 시장이 다이나믹하게 움직이면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의 경우 FX마진 거래의 위험성을 고려해 일본보다 레버리지 제한이 훨씬 높고, FX마진 투자를 위한 최소 증거금도 1000만원으로 높은 편이다. 조 태형 소장은 금융당국이 FX마진 최소 증거금을 현재의 10분의 1수준까지 낮추는것을 고려하고 있어 내년 이후에는 좀더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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